지난해 기아 쏘렌토의 국내 판매대수는 8만5,811대. 1위인 그랜저, 2위 포터에 이은 3위다. SUV 가운데는 으뜸이다. 이번 4세대부터 추가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디젤을 제치고 뛰어난 정숙성과 경제성을 무기로 단번에 주력 파워트레인에 자리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성인 4명과 짐을 가득 채워 장거리 연비 계측을 진행했다.
글|사진 임정환 기자(go4468@gmail.com)
Since 2002 국내 1등 SUV
1세대 쏘렌토는 2002년 등장했다. 1세대 스포티지의 프레임을 개량해 차체를 키워 출시했다. 주력인 직렬 4기통 2.5L CRDi 디젤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뒷바퀴 또는 네 바퀴로 힘을 전달했다. 이후 2009년, 모노코크 방식의 차체, 앞바퀴 굴림으로 변경한 2~3세대를 거쳐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첫 인상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살짝 부드러워졌다. 앞모습은 기아의 최신 디자인 테마인 스타맵 시그니처를 적용해 각지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덜고 도시적인 인상으로 바꿨다. 뒷모습은 테일램프의 그래픽 변화에 그쳤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815×1,900×1,700㎜로, 현대 신형 싼타페보다 15㎜짧고 70㎜ 낮다. 휠베이스는 2,815㎜로 같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사용하던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2.5L 가솔린 터보, 2.2L 디젤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세 파워트레인 모두 앞바퀴/네바퀴 굴림을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시승차는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앞바퀴 굴림 모델이다. 승차정원은 5~7인승 중 선택이 가능한데, 시승차는 2열 독립시트를 적용한 6인승 모델이다.
실내는 크게 바뀌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12.3인치 클러스터와 네비게이션을 포함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운전자 방향으로 디스플레이가 부드럽게 휘어 시인성과 터치 조작성이 높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도 적용해 무선 폰 프로젝션, OTA, 스트리밍과 같은 최신 기능도 지원한다.
송풍구와 공조장치 조작 패널도 눈에 띈다. 기존의 상/하단 분리형 대신 가로형 송풍구로 바꿨다. 빈자리에는 K8과 EV6에서 볼 수 있었던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통합 컨트롤을 마련했다. 1열 가운데 운전석은 에르고 모션 시트(무중력 자세 및 체압 분포 최적화), 동반석은 여기에 레그레스트 각도 조절기능까지 더한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적용했다.
장거리 연비 테스트를 진행할 코스는 용인→경주 약 300㎞정도의 구간으로 정했다. 하이브리드에게 다소 불리하지만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 여행을 가는 상황을 가정해 대부분 고속도로로 구성했다. 그에 맞춰 성인 4명과 골프백 3개를 포함한 2일치 여행 짐도 가득 실었다. 3열을 선택할 수 있는 중형 SUV답게 적재공간은 4인 가정에게 충분한 공간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와의 비교
더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카니발에 1.6T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면서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시승행사를 통해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연비와 주행 감각 위주로 비교해봤다. 일단 쏘렌토와 카니발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대부분 같다.
둘 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m의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조금 다른 부분은 하이브리드 모터다.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모터는 64.9마력, 26.9㎏·m의 최대토크를 내지만 카니발은 73.4마력, 31㎏·m의 좀 더 높은 출력의 모터를 결합했다. 덕분에 시스템 최고출력도 245마력으로, 235마력의 쏘렌토보다 10마력 높다.
다만 쏘렌토의 공차중량이 1,860㎏로, 카니발보다 약 300㎏ 가볍다. 덕분에 출발 가속 시 움직임이 한결 산뜻하다. 무게로 인한 전기 모터의 부담을 덜은 만큼 주행 중 상대적으로 엔진이 덜 개입한다. 이 때문에 정숙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장점이 더욱 잘 살아난다. 공인 복합 연비도 14.8㎞/L로, 13.5㎞/L의 카니발보다 높다.
물론 카니발이 공간은 압도적으로 넉넉하다. 6인 이상 탑승 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쏘렌토 대비 340㎜ 더 긴 차체 길이와 미니밴 특유의 차체 형상 덕분에 183㎝의 기자가 나란히 3열까지 앉아도 쾌적하다. 쏘렌토의 3열은 같은 조건으로 승차 시 다소 답답하다. 따라서 성인 5인 이상의 장거리 이동 시 쏘렌토보다 카니발이 부담이 적다.
승차감, 쏘렌토의 압도적인 장점
그러나 주행을 시작하면 쏘렌토의 강점이 빛을 발한다. 바로 승차감이다. 많이 개선했지만 여전히 상용차의 감각이 남아있는 카니발과 확실히 차이가 있다. 승용차에 뿌리를 둔 주행감각이다. 덕분에 고속도로를 장거리 주행할 때도 쏘렌토의 피로도가 월등히 낮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2와 같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의 완성도 또한 높다.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E-VMC 기능은 더욱 깔끔한 주행감을 완성한다. 전기 모터의 즉각 토크와 제동을 어울린 비대칭 구동으로 커브 돌아나갈 때와 요철을 넘을 때, 긴급회피 시 보다 안정적인 주행감을 만든다.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적용한 토크백터링 시스템을 위해 뒷바퀴 브레이크 디스크도 냉각이 용이한 벤틸레이티드 타입으로 바꿨다.
3시간 30분 동안 288㎞를 주행해 경주에 도착한 뒤 기록한 최종 연비는 16.4㎞/L. 연비에 크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도로 위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달린 결과다. 짐을 가득 실었지만 공인연비를 넉넉히 웃돌았다. 288㎞를 주행하는 동안 총 연료비는 1월 2주 휘발유 평균 가격을 반영했을 때 2만7,518원을 사용한 셈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929만 원부터 시작한다. 시그니처 트림에 각종 옵션을 모두 선택한 시승차의 가격은 5,182만 원으로, 비슷한 옵션의 현대 싼타페와 거의 같다. 카니발보다는 약 550만 원 저렴해 4인 가정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5인 이상일 경우 카니발을 추천한다.
차종 |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
엔진 |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전기 모터 |
배기량 | 1,598㏄ |
최고출력 | 엔진: 180마력/5,500rpm 전기 모터: 64.9마력 합산 최고출력: 235마력 |
최대토크 | 엔진: 27㎏·m/1,500~4,500rpm 전기 모터: 26.9㎏·m 합산 최대토크: 37.4㎏·m |
압축비 | – |
연료공급장치 | 전자제어식 직분사 |
연료탱크 | 67L |
연료 | 휘발유 |
변속기 | |
형식 | 6단 자동 |
굴림방식 | 앞바퀴 굴림 |
보디 | |
형식 | 5도어 SUV |
구조 | 모노코크 |
길이×너비×높이 | 4,815×1,900×1,700㎜ |
휠베이스 | 2,815㎜ |
트레드 앞|뒤 | 1,646|1,656㎜ |
최저지상고 | 175㎜ |
공차중량 | 1,860㎏ |
앞뒤 무게비율 | – |
회전직경 | 11.5m |
공기저항계수(Cd) | 0.25 |
섀시 | |
스티어링 | 랙앤피니언 |
스티어링 록투록 | – |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 모두 V 디스크 |
타이어 앞|뒤 | 모두 235/60 R |
휠 앞|뒤 | 모두 18inch |
공간 | |
트렁크 | 697L (2열 폴딩시 2,085L) |
성능 | |
0→100㎞/h 가속 | – |
최고속도 | 190㎞/h |
공인연비(복합) | 14.8㎞/L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9g/㎞ |
원산지 | 대한민국 |
가격 | 5,19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