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모빌리티(이하 KGM)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차, 무쏘EV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최초의 국산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무쏘’라는 이름의 부활을 알리며 일찍부터 존재감을 높이는 중이다. 남다른 상징성을 지닌 무쏘EV로 다시 한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KGM. 무쏘로부터 시작된 KGM 픽업트럭의 성장 과정과, 무쏘EV의 주요 특징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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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의 계보는 2002년 시작됐다. 국내 업계 최초로 SUT(Sports Utility Truck) 시장 개척을 위해 ‘P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16개월 동안 450여 억 원을 투자, 1세대 픽업트럭인 무쏘 스포츠를 공개했다. SUT란 SUV(Sports Utility Vehicle)의 장점인 안전성을 바탕으로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승용형 승차공간을 유지하면서도, 개방된 화물공간에 각종 레저 장비 등을 적재할 수 있는 픽업의 활용성을 더한 장르다. 무쏘라는 이름은 코뿔소의 순우리말 ‘무소’를 경음화 했으며, 강인한 힘과 웅장함, 당당함을 상징한다.
10만㎞에 달하는 아메리카 대륙 종단을 무사히 마치며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한 무쏘 스포츠는 2006년 액티언 스포츠에게 자리를 넘긴다. 기존 SUV 모델인 액티언을 기반으로 만들어 날렵한 디자인과 다채로운 활용성을 자랑했다. 이후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며 엔진 특성과 편의사양을 업데이트해 상품성을 유지했다.
3세대의 이름은 코란도 스포츠. 2009년부터 2년간 약 900억 원을 들여 개발했다. 젊고 스포티함, 다이내믹한 코란도의 이미지에 아웃도어 라이프의 즐거움 등을 더하고자 이름도 바꿨다. 풍부한 볼륨감과 샤프한 캐릭터라인으로 디자인을 개선했으며, 급증하는 레저 활동 인구에 따라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이로써 픽업트럭=화물차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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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는 현재까지도 판매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다. 1,011L 용량의 오픈형 데크와 직렬 4기통 2.2L 디젤 터보 엔진, 고장력 강판을 79.2% 적용한 프레임 등으로 무장했다. 최대 5명을 위한 여유로운 실내는 물론, 불규칙한 노면에 대응하기 위한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과 안정성을 모두 챙겼다. 또한 적재함 용량을 1,262L로 늘린 렉스턴 스포츠 칸을 별도로 출시했다. 남다른 크기와 최대 700㎏(파워 리프 서스펜션 기준)의 적재 하중은 사용자의 활동 반경을 더욱 넓혔다.
무쏘 스포츠부터 렉스턴 스포츠까지 이어진 KGM의 픽업트럭 계보는 국내 누적 판매량 50만 대를 앞두고 있다(2024년 12월 기준 49만7,765대). 세대별 판매량은 1세대 7만4,969대, 2세대 7만617대, 3세대 15만6,222대, 4세대 19만5,957대. 글로벌 판매량까지 더하면 총 판매 대수는 68만7,586대다.
그중 영향력이 가장 큰 모델은 단연 렉스턴 스포츠다. 각 세대별 출시 후 1년 동안의 판매량 수치부터 압도적이다(4만108대).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1만2,779대로, KGM 전체 라인업 중 토레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1만5,016대를 판매하며 출시 이후 가장 높은 수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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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한민국 픽업트럭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KGM은 최근 새로운 픽업 통합 브랜드 무쏘(MUSSO)를 런칭했다. 1993년 출시한 무쏘의 이름을 계승해 픽업 시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녔다. 코드명 O100으로 알려진 모델을 무쏘EV로 출시하며, 앞으로 출시할 픽업트럭 라인업은 모두 무쏘 브랜드로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무쏘EV는 최초의 국산 전기 픽업트럭이다.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 ‘Powered by Toughness(강인함으로 추진되는 디자인)’를 바탕으로, 편리하면서도 튼튼한 ‘Handy & Tough’ 콘셉트를 더해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픽업 고유의 강인함과 전기차의 스마트한 이미지를 균형 있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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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실루엣은 측면에서 나타난다. 데크와 바디를 하나의 덩어리로 구성했으며, 두터운 루프 디자인으로 무거운 짐을 수월하게 지탱할 듯한 견고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큼직한 C 필러 손잡이는 데크와 캐빈을 시각적으로 분리하는 요소. 앞뒤 펜더와 사이드 가니시는 터프한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전면부는 토레스 EVX와의 통일감을 주는 형상으로, 후면부는 픽업트럭만의 강인한 모습으로 완성됐다. 입체감과 역동성을 강조한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선명한 X자형 리어램프, 트렁크 패널에 음각으로 새긴 ‘KGM’ 로고가 도로에서의 존재감을 발산한다. 아울러 리어 범퍼 모서리에 일체형 발판을 마련, 데크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데크탑과 루프 플랫 캐리어, 스키드 플레이트, 데크 디바이더, 롤 바, 슬라이딩 베드 등 커스터마이징 상품도 준비해 용도에 따른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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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하부에 적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의 용량은 80.6㎾h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이 낮고 내구성은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녔다. 여기에 152.2㎾(207마력) 전기 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01㎞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2WD 기준). 유틸리티 루프랙과 17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탑재해 상품성을 챙겼으며, 선루프와 AWD 시스템, 셀프 레벨라이저,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STD 트림이 4,800만 원, DLX 트림이 5,050만 원부터 시작한다. 전기 화물차로 분류되는 덕분에 전기 승용차 대비 넉넉한 구매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국고 보조금 652만 원과 서울시 보조금 186만 원(예상)을 적용하면 3,962만 원까지 내려간다. 인천(316만 원)과 부산(204만 원), 대전(229만 원), 대구·광주(192만 원) 등 보조금이 큰 지역에서는 더 높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2WD 17인치 기준).
또한 소상공인은 추가 지원과 부가세 환급 등을 통해 약 1.410만 원(예상)을 절감할 수도 있다. 화물 전기차 혜택으로는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면제, 취득세 5% 감면, 연간 자동차세 2만8,500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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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GM은 최근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의 2025년형 모델도 출시했다. 고객 니즈를 반영해 트림과 옵션을 재정비한 것이 특징. 트림은 와일드와 프레스티지 두 가지로 줄이고, 프레스티지에 동승석 6way 전동 시트를 기본 적용했다. 각종 편의 및 안전 기능은 ‘럭셔리 패키지’와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에 나눠 담았다. 동시에 와일드는 3,172만 원으로 가격을 유지, 프레스티지는 42만 원 인하한 3,699만 원으로 출시해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형성했다. 더불어 온라인 전용 모델인 스페셜 에디션(SE)을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KGM은 렉스턴 스포츠 라인업과 새로 추가된 무쏘EV 등 픽업트럭 라인업을 통해,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무쏘 브랜드 런칭 역시 이러한 비전을 반영한 결정으로, 합리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픽업 모델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KGM 관계자는 “과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 중 하나였던 무쏘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와도 같다”며 “추후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픽업 라인업을 개발하고 확장해 무쏘의 명맥을 이어 나가고 국내 픽업 시장을 확장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글 로드테스트 편집부(dhseo1208@gmail.com)
사진 K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