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본지가 속한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Stephane Deblaise)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프랑스 출신으로 공학을 전공하고 MBA를 취득한 엔지니어다. 2005년 르노 합류 이후 신차 개발을 담당했다. 국내엔 2022년 3월 부임했다. 그와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사진 르노코리아
Q. 그랑 콜레오스를 개발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과 타깃 고객 연령대는?
A. 그랑 콜레오스는 온전하게 한국 고객을 위해 디자인 했다. 다양한 편의품목을 갖췄는데, 첫 번째로는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현재 동급에서 가장 강력한 전동화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두 번째는 2열(뒷좌석) 공간감이다. 세 번째는 인포테인먼트로, 한국의 스타트업 그룹, 네이버, T와 같이 협업했다. 3개 스크린을 달았다. 2개는 운전자용 1개는 동승자용이다. 경쟁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솔루션이다. 여기에 커넥티비티와 프리 데이터 사용 등 경쟁사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점을 갖췄다. 충분히 젊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엔지니어로서 이 오로라 프로젝트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회사를 이끌어가는 경영자로서 오로라 프로젝트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A. 엔지니어로서 먼저 말하자면 이번 차에 대한 모든 디테일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신할 만큼 모든 것에 관여했다. 특히 도어 힌지를 적용하는 방식에서도 하이엔드 솔루션을 설계해서 적용하도록 직접 관여했다. 실제로 이 차를 제가 계속해서 주행해봤다. 우리 한국 고객들이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모두 체크했다.
특히 이번 차에 대해 저희가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은 흡차음재다. D-SUV 세그먼트에서 동급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흡차음재 설비에 신경을 쓴 이유는 한국 고객들이 차의 정숙성을 선호하고, 또 정숙성이 있을 때 이것이 하이엔드 감성이라고 느낀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하이브리드 속성이다. 저희가 다양한 드라이빙 테스트를 통해 최적 튜닝을 했다. 이렇게 모든 디테일의 개발에 관여를 했고 500여 명의 엔지니어들을 직접 독려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CEO로서 저희 차종이 한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에스프리 알핀 트림을 적용해 스타일링이나 역동성 부분에서 프랑스 감성을 제대로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경쟁 구도로 볼 때도 저희가 충분히 차별화된 차를 내놨다고 본다.
Q. 경쟁 브랜드보다 젊은 층에 통할 것이라 본 배경은? 차의 강점은 무엇인가? 세일즈 마케팅 전략은?
A. 한국 시장 내에서 D-SUV 세그먼트의 차종이 그렇게 많이 출시되지 않은 만큼 굳이 경쟁사 모델을 말하는 의미가 없다. 딱 두 개 차종만 있어서다. 굳이 비교하자면 저희가 굳이 앞서야 한다는 전략은 아니다. 차별화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다가가고 있다. 특히 D-SUV 세그먼트에 관심을 가진 한국 고객들에게 저희 그랑 콜레오스가 새로운 대안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의도다. 한국 시장은 크기 때문에 저희가 D SUV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차별화 포인트 혹은 경쟁사 대비 강점은 무엇이냐에 대한 대답이다. 첫 번째로 이-테크 하이브리드(E-tech Hybrid system)다. 최고의 주행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서 도심에서 75%는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두 개의 내연기관차용 파워트레인이다. 앞바퀴 굴림과 네 바퀴 굴림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 경쟁사 대비 약 10% 쯤 효율이 좋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에스프리 알핀 라인이다. 스포티한 감성의 하이-트림을 제안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도 너무 많아 일일이 말하기 어렵다. 엔트리 트림에서도 기본 제공하는 기능 외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2열의 충분한 레그룸(무릎 공간)을 확보했고, 동급에서는 저희만 장착한 3개 스크린 역시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탁월한 흡차음제가 있다.
세일즈 마케팅 전략으로, 성수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쇼룸을 개선하고 있다. 일단 르노 코리아가 선보이는 쇼룸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성수 플래그십과 같은 대규모 AS 서비스센터를 함께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다. 두 번쩨는 수원 스타필드에 입점한 도심형 트렌디 쇼룸이다. 굉장히 많은 트래픽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차 판매만을 담당하는 컴팩트한 형태 쇼룸을 함께 운영하려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양한 전략으로 저희 르노의 새로운 브랜드를 한국 고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Q. 이렇게 좋으면 비쌀 것 같다. 가격 전략은?
A. 원래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이 제품에 어떠한 기능이 있는지, 그리고 이 제품의 콘텐츠는 무엇인지를 충분히 따져본 다음에 가격을 찾아보고 구매 결정을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오늘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 제품과 콘텐츠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드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은 몇 주 후에 밝히겠다.
Q. 그랑 콜레오스라는 차명이 한국인에게 어색할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전임 경영진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그랑 콜레오스라는 이름이 한국 소비자가 발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저도 이해한다. 하지만 샤넬이나 애플이라는 브랜드 명을 보더라도 각 지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서 이름을 변경하지 않듯 저희도 독보적인, 저희만의 브랜드 이름, 저희의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제품명을 고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랑 콜레오스라는 발음이 어려워서 한국 소비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어떻게 부르더라도 중요한 부분은 오히려 명확한 저희의 브랜드 전략에 따라 브랜드 프로모션을 하고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성 있게 적용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그런 특성을 고려해서 차명을 바꾸는 부분을 고려하는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랑 콜레오스, 그리고 르노 브랜드로서 메시지 전달에 집중할 것이다.
신차 부족과 점유율 하락 등은 과거 얘기다. 저는 미래를 얘기하고 싶다. 올해 저희 목표나 타깃은 높은 판매가 아니다. 우리가 하기로 했던 일을 실천하는 것이 저희의 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이제 신차가 줄줄이 계획이 되어 있는 미래가 저희 르노코리아 앞에 있다고 보면 된다. 계속해서 브랜드를 진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선 집중하는 부분은 물량이 아니라 가치다. 저는 다양한 일을 하면서 평균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보다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탁월한 품질의 무언가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면에서 품질이 이미 보장된 다양한 신차들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예정이다. 르노 그룹의 수입차도 한국에 선보인다. 이렇게 해서 저희가 한국에서 새로운 챕터를 써 나아가려고 한다. 새로운 르노가 다시 돌아왔다고 보면 된다.
Q. 중국 지리자동차에서 만들었던 SUV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수출 계획은 있나.
A. 다시 질문 드리겠다. 오늘 차를 직접 봤을 텐데 어땠나(전혀 중국차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
그리고 수출 계획은 있다. 부산공장을 D와 E-세그먼트의 생산 허브로 삼을 것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포함한다. 부산공장도 있고 한국소비자 신경 쓰고 있어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이 차를 공개했다. 앞으로 글로벌 다른 시장에서도 굉장히 많이 보게 될 것이다.
Q. 차고 있는 시계가 멋지다. 가격은?
A. 그렇게 많이 안 비싸다. 르노는 항상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한다(웃음). 그래서 많이 비싸지 않다. 이 모델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 1,100개 한정 에디션으로 나온 거고, 지금 차고 있는 건 880번째 제품이다. 더 이상 만들지 않아 이젠 살 수 없다.
Q. 라이프 스타일 컬렉션, 플래그십 스토어나 스타필드 등에서 판매할 계획은?
A. 어떤 물건들을 들여올 수 있을지 한 번 보겠다. 저희가 소싱을 시작해서 컬렉션을 채우기 시작했는데 이제 몇 달 안에 시간 되면 한 번 성수 플래그십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제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이나 어페럴 의상 같은 것들 확충할 예정이다. 브랜드 물품은 어떤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나 소속감을 보여주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저희 성수 플래그십이나 아니면 도심형 스타필드 샵 같은 수원 스타필드 샵 같은 곳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Q. 전기차 늦은 것 아닌가? 그리고 오로라2, 오로라3 등 힌트는 없나?
A. 첫 번째로, 전기차 뒤처졌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르노 그룹은 전기차 선구자다. 2009년, 르노 그룹은 이미 3종의 전기차를 출시했다. 굉장히 강력한 EV 라인업을 그룹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아마 한국 시장에 전기차 시장 적합성을 따져보고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한 차종을 수입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고 시장 점유율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저희는 르노 그룹이 가진 글로벌 전기차 라인업을 충분히 활용서 2025년부터 세닉을 한국에 들여와서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가 한국 내에서 전기차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실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봐주면 좋겠다.
저희는 한국의 고객들이 구매하기를 원하는 전기차를 적시에 들여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에 세닉 이후에도 시장 상황에 맞춰 더 많은 전기차를 선보이려고 한다.
오늘은 오로라1을 공개한, 그랑 콜레우스의 ‘첫 번째 날(day-one)’이다. 벌써 미래를 논하기에는 조금 빠른 것 같다. 과거를 물어보고 미래를 물어보는데, 먼저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 두 번째로 보게 될 차도 굉장히 좋다. 프로젝트는 ‘예정했던 대로(on-time)’ 가고 있다.
Q. 디자인에서 좀 역점을 뒀던 부분이 있는지, 그 디자인을 할 때 프랑스 감성을 살린 건가, 한국 감성을 녹인 건가?
A.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저희 그랑 콜레오스를 보면 르노차 일부 라인업과 유사한 부분(look and feel)이 있다. 디자인의 일관된 요소들이 있는데 이를 유지하는 것도 디자인 감성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대략 15개월쯤 전에 저희 내부적으로 클리닉 테스트라고 부르는 것을 실시했는데, 저희가 프랑스 디자인 감성의 차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한국 고객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감성을 느끼는지 비교 테스트를 한 것이다. 일단 전반적으로 저희 차종 디자인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굉장히 좋았다. 첫 번째는 차의 비례(proportion)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휠베이스 대비 앞뒤 오버행, 전장, 전폭 등 비례감에 대해 좋은 피드백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의 스타일링 감성을 잘 살렸다는 피드백도 받았지만 한국 소비자 감성에 맞춰 개선해달라는 피드백이 있어서 이를 반영, 디자인 개선했다.
Q. 부산은 어떤 의미인가?
A.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개인적으로 휴가차 오는 도시가 부산이다. 그만큼 부산에 자주 오고 제가 좋아하는 식당들도 있고, 또 바다의 도시이기도 하고, 서울과는 충분히 다른 감성이 있어 좋아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현재 부산 시장과도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르노 그룹 입장에서 봤을 때 부산 공장은 최고 품질을 이미 인정받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생산 거점이다. 그래서 르노 그룹 본사의 임원진들도 부산을 찾고 있고, 이번 주 월요일에는 르노 회장도 왔고, 방문 때마다 “부산 공장은 최고의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진 생산 공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부산 공장은 르노 그룹으로 봤을 때에도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고, 그룹에서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르노 그룹에서도 부산 공장에 대해 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