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주제를 건네면, 작가들은 작품으로 답한다. 2017년 렉서스코리아가 시작한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의 핵심이다. 지난해 테마는 ‘공예의 내일: 진정성(Authentic)의 미학’. 지난 12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역대 렉서스 크리에디이티브 마스터즈 수상작을 만났다. 렉서스와 공예를 잇는 연결고리는 ‘장인정신’이다.
Written by Ki-beom Kim, Editor-in-Chief (ceo@roadtest.kr)
사진 렉서스코리아, 김기범
안동 삼실과 광섬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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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디어다. 안동 삼실과 광섬유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천을 짰다. 다소 거친 삼실 사이로, 파르스름한 빛의 매끈한 광섬유가 격자로 파고 들었다. 삼은 대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삼의 줄기에서 채취한 ‘인피섬유(靭皮纖維)’로 짠 직물이 바로 ‘삼베’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 시대부터 삼을 생활에 사용해 왔다.
이 작품은 문보리 작가의 ‘기억, 시그널’이다. 두 가지 다른 소재의 만남을 통해 어제와 오늘, 내일을 연결하고자했다. 전통과 첨단,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교집합이다. 문 작가는 “직조는 오랜 역사를 지닌 아날로그 기술이지만, 디지털 신호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의 뿌리였다”고 강조한다. 실제 초기 컴퓨터는 직조기의 천공카드를 이용해 명령어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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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리 작가의 ‘기억, 시그널’은 단지 관람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외부 입력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가령 관객의 심장박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광섬유 밝기에 변화를 준다. 생체신호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심지어 청각도 아우른다. 지난해 문 작가는 개인전을 통해 미리 채집한 소리를 디지털 주파수로 바꾼 뒤 이 작품에 투영해 시각화하기도 했다.
‘기억, 시그널’은 2024년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Lexus Creative Masters Award, 이후 LCMA)’의 우승 작품이다. ‘섬유작가’를 표방하는 문보리는 스스로를 “관계를 직조하는 예술가”로 정의한다. 걸어온 길 또한 흔들림 없이 올곧다. 홍익대학교 섬유미술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필라델피아대 대학원에서 직물 디자인을 전공했다.
들판의 창고 표방한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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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MA는 렉서스코리아의 대표적인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렉서스의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공예 문화를 함께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핵심은 국내 공예 분야의 신진 작가 발굴 및 창작 기회 제공. 렉서스코리아가 LCMA를 시작한지 어느덧 8년째다. 2017년 처음 막을 올린 이래 지금까지 31명의 공예 작가들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억, 시그널’과 첫 만남을 가졌다. 12월 12~15일 치른, 국내 최대 공예 전문 박람회 ‘2024 공예트렌드페어’ 현장에 렉서스코리아가 차린 전시 부스에서였다. 렉서스코리아의 부스는 ‘2024 공예트렌드페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만날 수 있었다. 광활한 들판의 바람이 넘나드는 거대한 창고를 모티브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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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을 처음 맞이하는 복도는 ‘렉서스 타임리스 파츠(Lexus Timeless Parts)’로 꾸몄다. 폐기할 자동차 부품을 흰색으로 칠하고, 식물을 심어 만든 예술작품이다. 벽면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새겨 호기심을 자극한다. “버려지는 자동차 부품을 업사이클링한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내일의 공예작품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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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를 돌아서면 메인 공간이 펼쳐진다. 4개의 벽을 따라 LCMA의 역대 주제를 소개한다. 개최 이듬해인 2018년부터 해마다 새로운 주제를 앞세웠다. ‘반전’, ‘SENSES’, ‘VISIONARY’, ‘RE-’, ‘The NEXT: 공예의 내일’을 거쳤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 감각자극 및 영감고취, 환경고민, 장인정신의 본질적 가치 등에 초점을 맞춰 왔다.
올해 주제는 ‘경계를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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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주제는 ‘공예의 내일: 진정성(Authentic)의 미학’. “지식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높아져 가는 오늘, 6만 시간 숙련한 렉서스 장인(타쿠미)의 손끝에 담긴 열정과 진심처럼 재료 본질의 원초적 힘과 사람의 온기 담은 사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위로를 전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렉서스코리아가 밝힌 선정 배경이다.
지난해 LCMA에서는 우승한 문보리 작가 이외에도, 김경찬, 김동완, 김혜정, 임서윤 작가가 최종 후보(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출품한 작품의 소재는 제주의 흙부터 옻칠한 유리까지, 제작방식도 적층부터 바느질까지 다양했다. 현장에서 만난 렉서스코리아 홍보부의 변현주 주임은 “2024년 LCMA의 지원자는 800여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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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코리아는 1월 24일부터 3월 9일까지 6주간 2025년 LCMA 출품작을 공모 중이다. 기술과 감성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우승자 1명에겐 2,000만 원, 최종후보 4명에겐 각각 500만 원씩 수여한다. 렉서스 복합문화공간 ‘커넥트 투(Connect to)’ 전시 및 홍보 콘텐츠 참여, 렉서스 시승 등 다양한 혜택도 마련했다.
심사는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 구병준 PPS 대표 등 각 분야 전문가 4명이 세 차례에 걸쳐 치른다. 심사 기준은 주제 메시지, 장인정신, 실용성과 완성도 갖춘 디자인, 참신성과 심미성 등 네 가지다. 2025년 LCMA의 최종 결과는 4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렉서스코리아 홈페이지(www.lexu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