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첫 번째 GV70 전동화모델을 시승했던 날이 생생하다. 내연기관 GV70보다 뛰어난 안정감과 호쾌한 가속 성능, 정숙성 등은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전기차 제조 실력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 주인공이 신형으로 돌아왔다. 부분변경에 걸맞은 업데이트로, 섀시 완성도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아울러 예상을 빗나간 ‘반전 포인트’는 시승에 흥미를 더했다.
글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사진 제네시스, 서동현

어느덧 데뷔 5년 차를 맞이한 GV70. 시간이 꽤 흘렀지만 존재감은 여전하다. 지난해에만 우리나라에서 3만4,469대가 주인을 찾았다. 2023년 판매량과 단 5대 차이다. 굳이 숫자로 따지지 않아도, 도로에 넘쳐나는 GV70들이 인기를 증명한다. 다만 전기차, 코드명 JK EV의 비중은 상당히 낮다. 486대로 고작 1.4%에 그친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과연 이번에는 점유율을 높일 무기를 담아냈을지, 차근차근 살펴봤다.
① 익스테리어





기본형과 스포츠 패키지로 나눈 내연기관 GV70과 달리, 전기차 버전의 외관 디자인은 한 가지다. 초롱초롱한 MLA 헤드램프는 부분변경 모델의 공통 사양. 추가로 공기저항을 줄이고자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범퍼 등 숨구멍은 꼼꼼하게 틀어막았다. 범퍼 패널과 그릴의 경계를 나눴던 크롬 장식까지 뺐다. 기능을 위한 디자인이긴 하지만, 어딘가 허전해 보이기도 한다.
뒷모습도 마찬가지. 범퍼 위 크롬 라인부터 반듯하게 펼쳤다. 리어램프와 통합한 방향지시등은 반가운 요소. 와이퍼까지 스포일러 아래에 숨겼다면 더 깔끔했겠지만, 그 자리엔 디지털 룸미러와 빌트인 캠 카메라가 자리했다. 휠은 공기저항을 줄이는 바람개비 형태로 빚었다. 직경은 20인치로 가솔린 사양보다 1인치 작은데, 타이어 폭은 오히려 10㎜ 넓은 265㎜다.
② 인테리어



실내 구성은 내연기관 모델과 99.9% 똑같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크리스탈 전자식 변속 다이얼, 스티치 디테일을 더한 운전대, 별도로 분리한 공조장치 패널까지 그대로다. 유일한 차이는 스티어링 휠 4시 방향의 ‘BOOST’ 버튼. 이를 누르면 10초 동안 파워트레인이 낼 수 있는 힘을 최대로 끌어낸다. 에코 모드에서도 버튼만 누르면 성격을 180° 바꾼다.
시승차 인테리는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1과 옵시디언 블랙 모노톤 조합. 화려함보다 차분함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딱이다. 도어트림과 센터콘솔을 뒤덮은 ‘카빙 브러쉬드 패턴 알루미늄’ 장식 덕분에 마냥 심심하지도 않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2가 제격이다. 주변이 어두울 때 도어트림에 은하수가 흐른다.






시승차의 편의장비는 ‘풀옵션’이다. 파퓰러 패키지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2, 컨비니언스 패키지, 뱅앤올룹슨 스피커, 빌트인캠, 파노라마 선루프, 아웃도어 패키지까지 담았다. 1열 승객을 위한 갖가지 옵션은 기본. 뒷좌석에도 열선·통풍 기능과 수동식 커튼, 전용 공조장치 패널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차근차근 적용 중인 ‘유틸리티 모드’도 챙겼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시동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정차 상태에서도 대부분의 기능을 쓸 수 있다. 가령 휴게소에서 잠시 쉬거나 캠핑을 떠났을 때, 부담 없이 에어컨을 틀거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V2L은 기본 사양. 그릴에 숨은 충전단자를 이용하거나, 트렁크 내부 콘센트를 활용하면 된다. 참고로 트렁크 용량은 VDA 기준 503L. 보닛 아래 공간은 22L다.
③ 파워트레인

구동방식과 출력 등은 손대지 않았다. 245마력 전기 모터 2개를 앞뒤 차축에 심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435마력 및 61.2㎏·m. 부스트 모드에선 490마력 및 71.4㎏·m로 치솟는다. 숫자만 보면 프리미엄 SUV보단 6기통 스포츠카에 가깝다. 배터리 용량은 77.4→84.0㎾h로 늘어, 1회 충전 주행거리 역시 400→423㎞로 올라갔다. 복합 전비는 19인치 기준 4.5㎞/㎾h, 20인치 4.2㎞/㎾h다.
또한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전륜 서스펜션에만 들어갔던 하이드로 부싱을 리어 서스펜션에도 적용했다. 뒤 차축 모터 마운트의 부싱도 최적화하고, 흡차음재 범위를 넓혀 쾌적한 실내 만들기에 집중했다.
④ 주행성능


이처럼 제네시스가 설명한 업데이트 항목만 놓고 보면, 구형보다 폭신한 주행 감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신형 GV70 전기차의 하체는 3년 전 처음 시승했을 때보다 한층 탄탄했다. 첫 번째 GV70 전기차의 승차감은 나름 포근했다. 고급차의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낮은 무게중심을 적극 활용해 자세를 다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형은 더 본격적이다. 이전보다 도로의 굴곡을 진하게 읽는다. 매끈한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도 가솔린 모델처럼 여운이 남지 않는다. 대신 고속에서 유리하다. 가솔린 GV70은 고속 안정감이 미묘하게 아쉬웠다. 전동화 모델은 그 부분을 채웠다. 속도를 꾸준히 높여도 두터운 허벅지로 땅을 견고하게 지지한 듯 달린다. 운전대도 적당한 무게감으로 화답한다.


그래서 달릴 맛이 난다. 10초 동안 최대 출력을 뿜는 부스트 버튼도 연신 눌러댔다. 500마력에 가까운 압도적 힘에 감각이 무뎌질 때쯤, 즐겨찾기 버튼에 미리 넣어둔 VGS(Virtual Gear Shift, 가상 변속 기능)를 활성화했다. 별안간 rpm 게이지가 나타나며 가상 엔진음이 쏟아진다. 새로 들어간 ‘헤리티지: 블랙’ 사운드는 6기통 엔진 소리를 구현해 은은한 감성을 더한다.
조향 반응은 내연기관 GV70보다 한결 날카롭다. ‘무게 배분’ 때문이다. 내연기관 버전은 엔진룸으로 하중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전기차는 다르다. 동력장치를 앞뒤로 나누고 무거운 배터리를 바닥에 깐 결과,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앞머리가 더 사뿐하다. 이미 훌륭했던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에, ‘70’ 시리즈와 어울리는 젊고 스포티한 성능까지 얹었다.

스피커의 가상 사운드를 빼면 주행 중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극히 적다. 바람이 잔잔하고 노면이 깔끔할 땐 브랜드 내 상위 모델 부럽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그래서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 옵션을 적극 추천한다. ‘조용한 자동차’만큼 입체적인 음향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도 없으니까. 덤으로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도 들어간다.
주행 보조 시스템의 신뢰도는 지난해 가솔린 모델을 시승하면서 이미 확인했다. 정확도 높은 차로 유지 성능은 기본. 스스로 가속하거나 제동할 때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HBC)’가 작동해 차체 거동을 다듬는다. 정체 구간에서도 부자연스러운 속도 제어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다.
⑤ 총평

신형 GV70 전기차는 이번에도 다방면으로 훌륭했다. 다만 ‘승차감’과 ‘가격’이 마음에 걸린다. GV70 전기차는 가솔린 GV70보다 비싸다. 구형에선 두 모델의 가격 차이 속에 정숙성과 더 진득한 승차감, 짜릿한 가속 성능 등이 녹아 있었다. 차의 성격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전기차만의 이점을 최대한 살렸다. 그런데 신형은 경우가 다르다. 단단하게 조율한 서스펜션 때문에 성향이 달라졌다. 이는 운전자는 물론 함께 타는 이들의 취향에도 영향을 끼친다.

GV70 전기차의 판매 가격은 7,530만 원부터. 2.5 터보보다 2,232만 원, 3.5 터보보다 1,682만 원 높다. 국비+서울시 보조금을 적용해도 격차는 약 292만 원밖에 줄어들지 않는다. 만약 앞 차축 모터를 뺀 후륜구동 모델 출시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만 신형 GV70 전기차의 뛰어난 완성도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Specification table
차종 | 제네시스 Electrified GV70 AWD |
동력원 | 전기 모터 |
최고출력 | 490마력(부스트 모드 기준) |
최대토크 | 71.4㎏·m(부스트 모드 기준) |
배터리 용량 | 84㎾h |
Rolling Method | Rolling on all fours |
Body | |
Format | 5-door SUV |
Structure | Monocoque |
Length×Width×Height | 4,715×1,910×1,630㎜ |
Wheelbase | 2,875㎜ |
Tread forward|backward | 1,643|1,657㎜ |
Lowest ground elevation | 200㎜ |
Tolerance weight | 2,290㎏ |
Front to back weight ratio | – |
Rotation diameter | – |
Coefficient of air resistance (Cd) | – |
Chassis | |
Steering | Rack and pinion |
Steering lock-to-lock | – |
Suspension Front|Rear | Macpherson Strut|Multilink |
Brake Front|Rear | 앞 V 디스크 뒤 디스크 |
Tyre front|rear | 모두 265/45 R 20 |
Wheel Front|Rear | 모두 20인치 |
Spaces | |
Trunk | 503L, 프렁크 22L |
Performance | |
0→100 km/h acceleration | – |
Top speed | – |
전비(복합) | 4.2㎞/㎾h |
Origin | United Kingdom |
Pricing | 7,530만 원(시승차 9,034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