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월 25일, 포르쉐가 싱가포르에서 마칸 일렉트릭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행사 직전, 포르쉐는 전 세계 미디어 대상 뉴스룸을 통해 인터뷰를 내보냈다. 주인공은 스타일 포르쉐 부사장 마이클 마우어(Michael Mauer). 그는 출시 이후 누적 83만여 대를 판매한 마칸을 전기차 버전으로 재해석한 과정을 설명했다. 최대한 원문을 살려 소개한다.
출처: 포르쉐 뉴스룸 | 정리: 김기범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 포르쉐 AG

Q1. 최초의 순수 전기 마칸 디자인 작업에 어떻게 접근했나?
A1.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생각하기 전에 전략적 접근 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모델을 차별화할 요소는 무엇인지, 이전 모델은 어떤 모습이었는지가 좋은 예다. 새로운 마칸의 경우 특히 흥미로운 과제였다. 우리는 2013년 첫 번째 세대를 선보였고, 이후 지속적으로, 그러나 매우 주의 깊게 업데이트했다. 광범위한 측면에서 이를 통해 마칸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제품 정체성을 갖췄다. 새로운 세대가 나올 때마다 우리의 사명은 친숙한 디자인 특성과 새로운 요소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각각의 새로운 스포츠카를 포르쉐 제품군과 해당 모델 라인의 일부로 명확하고 인식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각적 일관성은 우리 브랜드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순수 전기로 만드는 첫 번째 마칸이지만, 이미 기존의 확립된 제품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새로운 것은 얼마나 새로워야 할까?’ ‘무엇이 지나치고 무엇이 적절한가?’

Q2.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나? 모델이 고객에게 호평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매개변수는 무엇인가?
A2. 일반적인 용어로 답하기 어렵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자동차가 출시되기 수년 전부터 진행된다. 미래 모델의 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엄격하게 객관적인 매개변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포르쉐 디자인 원칙을 통해 브랜드 수준에서 일상 업무 과정에서 전략적 목표에 맞게 디자인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포르쉐의 경우 브랜드의 특성을 설명하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인 ‘집중력(Focus)’과 ‘긴장감(Tension)’, ‘목적성(Purpose)’을 정의했다. 본질적으로 이러한 핵심 용어는 포르쉐 제품을 구별하는 요소, 즉 고객에게 ‘전형적인 포르쉐’ 경험을 제공하는 요소를 설명한다고 할 수 있다.
Q3. 이러한 개념은 어떻게 등장했고, 실제적으로는 어떻게 적용했나?
A3. 이러한 개념의 등장, 더 정확히 말해 정의가 용어 자체보다 더 중요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세 가지 개념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팀워크 없이는 불가능하다. 포르쉐 브랜드 속성에 대한 논의와 심문은 전체 디자인 팀에 매우 가치 있는 활동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구체적인 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우리는 이러한 용어를 일종의 나침반으로 사용해 미래를 들여다볼 때 브랜드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초기 개념 단계에서 어떤 접근 방식을 추구해야 할지 생각할 때 의사 결정 도구로 사용한다.

Q4. 핵심 개념 구현에 대한 구체적 예가 궁금하다.
A4. ‘집중력(Focus)’의 개념이 좋은 예다. 포르쉐 스포츠카의 인테리어 측면에서 운전자에게 집중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운전자에게 중요한 모든 구성 요소는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주변에 배치했다. 그리고 곡선 디스플레이로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운전자에게 이상적인 곡면 형태의 플로팅 디스플레이로, 우리는 이 핵심 요소를 운전자 중심적인 방식으로 설계했다. 또한, 계기판에 일종의 ‘미니멀리스트 모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원한다면 운전에 필수적인 계기판 요소만 선택할 수 있다. 마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과 같다.

Q5.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다양한 국제적 취향과 트렌드가 얼마나 중요한가?
A5.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아시아에서는 자동차의 디지털 요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유럽적 관점에 비해 더 유쾌하다. 포르쉐 역시 이러한 지역별 요구 사항을 면밀히 살핀다. 우리는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력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는 모든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동시에 우리는 트렌드와 영향을 주의 깊게 조사하고 브랜드와 맞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Q6. 포르쉐도 언젠가는 구식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브랜드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는 뜻인가?
A6. 의심할 여지없이 그렇다. 그래서 전통과 혁신 사이의 적절한 균형 찾기는 때로 매우 까다롭다. 차량 디자인은 나 홀로 작업이 아니다. 팀 작업이며 다양한 아이디어의 교환에 크게 의존한다. 포르쉐에서는 특정 모델에 대한 작업과 매우 별개의 방식으로 개별 디자인 요소의 미래 접근 방식과 변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을 의도적으로 개발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종종 양산 차종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팀 구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매우 경험이 풍부한 디자이너와 젊은 유망주를 결합한다. 이러한 역동성은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낳는다. 우리는 약 200명의 디자인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Q7. 새로운 기술 구성 요소가 설계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7. 자동차의 기술적 요구 사항은 항상 설계의 절대적 기본이다. 차량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배치하는 패키징과 더불어 매우 초기 단계에서 시작된다. 패키징은 기본 비율에 중요하다. 고전적인 포르쉐 플라이라인은 구성 요소의 어떤 배열로도 실현이 쉽지 않다. 그런데 전기 파워트레인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동시에 새로운 과제도 제기했다. 가령 거대한 엔진 블록이 없어 전면 보닛 표면을 더 두드러지게 해석할 수 있었다. 동시에 배터리는 여전히 상당히 크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차량의 너비 대 높이 비율을 정의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공기 역학도 전기 스포츠카의 범위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전혀 생소한 상황은 아니다. 구동계 기술을 넘어 우리는 끊임없이 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에 직면한다. 충돌 요구 사항 강화나 전면 및 후면 조명 디자인과 같은 개별 요소를 정의하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Q8. 디자인에서 전기 파워트레인의 시각화가 얼마나 중요한가?
A8. 일반적으로 포르쉐는 전기 모델을 내연 기관 스포츠카와 완전히 구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르쉐는 여전히 포르쉐이며 전기 포르쉐조차도 해당 세그먼트에서는 스포츠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입증된 포르쉐 디자인 DNA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 많은 것을 밝히지 않고도 새로운 마칸은 첫눈에 매우 명확하게 포르쉐고 마칸이다. 포르쉐는 해당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특징짓는 비율을 근본적으로 유지했다. 디자인은 안팎 모두 날카로워졌다. 새로운 마칸은 더욱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운전의 즐거움을 확실히 디자인에 반영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