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9세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토요타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자, 국내 토요타 라인업 중 판매량 2위를 달리고 있는 모델이다. 프리우스를 닮은 외모와 출력을 높인 파워트레인, 한층 강화한 실내 편의장비 등이 주요 특징. 과연 경쟁력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국대 판매 중인 또 다른 하이브리드 세단들과 꼼꼼하게 비교해봤다.
글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사진 각 제조사, 서동현 기자
캠리를 상대할 두 모델은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다. 우리나라에서 쏘나타는 입지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지난달 판매량은 6,658대. 택시 판매를 제외해도 4,319대다. ‘국산차’라는 점에서 이미 접근성이 가장 좋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 편의성, 준수한 상품성 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어코드는 벌써 11세대다. 지난해 10월 1.5 가솔린 터보와 2.0 하이브리드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그중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가 가속 성능이 늘어났고, 자연스러운 변속 감각도 갖췄다. 이렇게 세 가지 차종을 ① 크기 및 무게 ② 파워트레인 ③ 가격 및 편의 옵션 ④ 자동차세 및 보증기간 ⑤ 안전도 평가 및 내구성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비교해봤다.
① 크기 및 무게 비교
캠리 | アコード | ソナタ | |
길이(㎜) | 4,920 | 4,970 | 4,910 |
너비 | 1,840 | 1,860 | 1,860 |
높이 | 1,445 | 1,450 | 1,445 |
ホイールベース | 2,825 | 2,830 | 2,840 |
공차중량(㎏) | 1,625 | 1,605 | 1,550~1,585 |
먼저 차체 크기 비교부터. 앞뒤 길이는 전부 5m를 넘지 않는다. 어코드가 4,970㎜로 가장 길쭉하고, 캠리(4,920㎜)와 쏘나타(4,910㎜) 순으로 허리가 늘씬하다. 폭은 캠리(1,840㎜)가 쏘나타와 어코드보다 20㎜ 좁다. 가장 키가 큰 차는 어코드(1,450㎜). 쏘나타와 캠리는 높이가 같다(1,445㎜). 마지막으로 휠베이스는 쏘나타(2,840㎜), 어코드(2,830㎜), 캠리(2,825㎜) 순서대로 넉넉하다.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모델은 1,625㎏의 신형 캠리다. 어코드는 1,605㎏. 쏘나타는 휠 사이즈에 따라 공차중량 차이가 있다. 가장 작은 16인치 사양은 1,550㎏며, 18인치 모델은 1,585㎏까지 올라간다.
② 파워트레인
캠리 | アコード | ソナタ | |
배기량 | 2,487cc | 1,993cc | 1,999cc |
엔진 | 직렬 4기통 가솔린 | 직렬 4기통 가솔린 | 직렬 4기통 가솔린 |
トランスミッション | e-CVT | e-CVT | 6단 자동 |
최고출력 | 엔진 186마력 합산 227마력 | 엔진 147마력 합산 204마력 | 엔진 152마력 전기 모터 52.5마력 합산 195마력 |
최대토크 | 엔진 22.5㎏·m | 엔진 18.4㎏·m 전기 모터 34.0㎏·m | 엔진 19.2㎏·m 전기 모터 20.9㎏·m |
연비(복합, 도심, 고속도로) | 17.1, 17.5, 16.7㎞/L | 16.7, 17.0, 16.2㎞/L | 16인치 19.4, 19.8, 18.9㎞/L 17인치 17.8, 18.0, 17.6㎞/L 18인치 17.1, 16.8, 17.4㎞/L |
이산화탄소배출량 | 92g/㎞ | 95g/キロ | 81~93g/㎞ |
엔진 형식은 전부 직렬 4기통 가솔린이다. 배기량 차이만 있다. 쏘나타와 어코드는 2,000㏄급이며, 캠리는 2,500㏄급이다. 엔진과 전기 모터 출력을 더한 합산 최고출력은 쏘나타와 어코드 각각 195마력 및 204마력. 캠리는 이전보다 16마력 오른 227마력으로 가장 풍성한 출력을 자랑한다.
배기량이 높은 만큼 엔진 최대토크도 22.5㎏·m로 가장 높다(쏘나타 19.2㎏·m, 어코드 18.4㎏·m). 엔진의 힘이 성능의 우위를 뜻하는 건 아니다. 가령 어코드는 전기 모터 토크만 30.4㎏·m로, 엔진보다 모터 중심으로 동력을 전달한다. 변속기는 쏘나타가 6단 자동. 어코드와 캠리는 e-CVT다. 다만 두 일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혼다는 ‘직병렬 전환식’이다. 평소에는 엔진이 발전 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채우고, 구동 모터가 바퀴를 굴리는 직렬형으로 움직인다. 그러다 엔진이 최대 효율을 내는 고속 정속 주행 환경에선 별도의 클러치를 연결해 ‘엔진 직결 모드’에 들어간다. 시속 50㎞ 이하에선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도 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는 ‘직병렬식’이다. 동력 분할 기구(PSD, Power Split Device)가 엔진 출력을 가장 먼저 받는다. 이를 발전용과 구동용 전기 모터로 보내 충전 및 가속을 위해 쓰고, 엔진 동력을 바퀴에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시동을 건 이후 배터리를 항상 충전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복합연비는 누가 우월할까? 1등은 19.4㎞/L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16인치 휠 사양이다. 17인치와 18인치는 17.8 및 17.1㎞/L. 2위는 캠리 하이브리드(17.1㎞/L)며, 3위는 어코드 하이브리드(16.7㎞/L)다. 캠리와 어코드는 각각 18, 19인치 휠만 선택할 수 있다.
③ 가격 및 편의옵션
옵션 | 캠리 | アコード | ソナタ |
価格 | XLE 4,800만 원 | 투어링 5,340만 원 | 프리미엄 3,240만 원 |
익스클루시브 3,595만 원 | |||
XLE 프리미엄 5,360만 원 | |||
인스퍼레이션 3,931만 원 | |||
열선/통풍 | XLE 1·2열 열선 | 1·2열 열선 1열 통풍 | プレミアム 1열 열선 |
익스클루시브 1열 열선/통풍 | |||
XLE 프리미엄 1·2열 열선/1열 통풍 | |||
인스퍼레이션 1열 열선/통풍2열 열선 | |||
스티어링열선 | O | O | O |
計器盤 | 12.3인치 | 10.2인치 | プレミアム 4.2인치 |
익스클루시브 이상 12.3인치 | |||
중앙 모니터 | 12.3인치 | 12.3인치 | 12.3인치 |
HUD | XLE 프리미엄 O | O | 인스퍼레이션 O |
내비게이션 | O | X | 익스클루시브 이상 O |
전동시트 | XLE 운전석 8/동승석 4 | 운전석 8/동승석 4 | プレミアム 운전석 8 |
XLE 프리미엄 운전석 8/동승석 8 2열 리클라이닝 | 익스클루시브 이상 운전석 8/동승석 4 | ||
도어커튼 | XLE 프리미엄 O | X | 인스퍼레이션 O |
리어커튼 | O | X | 인스퍼레이션 O |
USB | 앞뒤 각각 2개USB-C | 앞뒤 각각 2개USB-C | 앞뒤 각각 2개USB-C |
폰 프로젝션 | 안드로이드 오토(유선) 애플 카플레이(모두) | 모두 무선 | 모두 무선 |
오토에어컨 | XLE 2존 | 2존+리어 벤트 | 2존+리어 벤트 |
XLE 프리미엄 3존 | |||
전동텔레스코픽 | 모두 O | X | X |
리어 암레스트 리모컨 | XLE 프리미엄 O | X | X |
2열 폴딩 | XLE 6:4 | O | 인스퍼레이션 O |
XLE 프리미엄 X | |||
선루프 | XLE 기본 | 기본 | 파노라마 (+119만 원) |
XLE 프리이엄 파노라마 | |||
디지털 룸미러 | XLE 프리미엄O | X | X |
ANC | X | O | X |
전동 트렁크 | X | X | 익스클루시브 O |
세 번째 비교 항목은 가격 및 편의옵션. 기본 가격은 국산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가장 저렴하다. 기본형인 프리미엄이 3,240만 원이며, 익스클루시브가 3,595만 원, 인스퍼레이션이 3,931만 원이다. 캠리는 기본 트림 XLE가 4,800만 원, 상위 버전 XLE 프리미엄이 5,360만 원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투어링 단일 트림(5,340만 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각 모델에 들어간 편의장비도 큼직한 항목별로 비교해봤다. 먼저 쏘나타에는 최하위 트림에 1열 열선만, 중간 트림엔 1열 열선과 통풍이, 최상위 트림엔 2열 열선까지 들어간다. 다만 최하위 트림에서도 컴포트 1·2 옵션을 추가하면 전부 넣을 수 있다. 어코드는 1/2열 열선과 1열 통풍이 기본. 캠리는 하위트림에 1열 열선과 통풍을, 상위트림에 2열 열선까지 지원한다.
시트의 전동 조절 폭이 가장 넓은 모델은 캠리다. 각각의 풀 옵션 사양으로 비교했을 때 쏘나타와 어코드는 운전석 8방향 및 동승석 4방향이라면, 캠리는 운전석과 동반석 모두 8방향을 지원한다. 심지어 XLE 프리미엄은 2열 시트 등받이 각도까지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추가로 캠리만 유일하게 전동식 틸트와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기능도 가지고 있다.
다음은 내비게이션. 대시보드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는 모두 12.3인치다. 쏘나타는 중간 트림부터 내비게이션이 기본이고, 최하위 트림에서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캠리는 모든 트림에 내비게이션이 들어가며, 어코드는 순정 내비가 없다. 단 쏘나타와 어코드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데, 캠리는 애플 카플레이만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2열 편의사양 차이도 주목할 만하다. 쏘나타와 어코드에는 1열 좌우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듀얼 존 풀오토 에어컨이 들어간다. 캠리 기본 트림도 마찬가지. 그러나 캠리 XLE 프리미엄에는 3-존 에어컨이 들어간다. 리어 암레스트 위 터치 컨트롤 패널로 뒷좌석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쏘나타와 캠리 최상위 트림에는 2열 창문 커튼과 뒷유리 블라인드도 들어간다. 아쉽게도 어코드에서는 두 옵션을 만나볼 수 없다.
각 모델 하나씩에만 들어가는 기능도 있다. 쏘나타는 중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부터 트렁크를 전동식으로 열 수 있다. 어코드에는 외부 소음의 반대 주파수를 실내 스피커로 송출, 정숙성을 높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다. 캠리의 상위 트림에는 디지털 리어 뷰 미러가 들어간다. 트렁크에 달린 카메라 화면을 룸미러에 띄우는 옵션이다. 보통 대형 SUV나 미니밴 등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모델에 들어가는데, 중형 세단 치고는 의외의 기능이다.
④ 보증기간 및 자동차세
캠리 | アコード | ソナタ | |
보증기간 | 차체/일반 부품/엔진 및 동력전달장치 3년/10만㎞ | 일반 3년/10만㎞ | 차체 및 일반 3년/6만㎞ |
하이브리드 부품 5년/8만㎞ | |||
부품 1년/2만㎞ |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 5년/10만㎞ | ||
하이브리드 제어 모듈 7년/12만㎞ | |||
하이브리드 배터리 10년/무제한㎞ |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 10년/20만㎞ | ||
하이브리드 배터리 10년/20만㎞ | |||
자동차세 | 64만6,620원 | 51만8,180원 | 51만9,740원 |
자동차세는 엔진 배기량과 비례한다. 2,000㏄급인 쏘나타와 어코드는 연간 약 52만 원 이내의 자동차세가 발생한다. 캠리는 유일하게 2,500㏄급으로, 연간 64만 원이 조금 넘는 자동차세를 내야 한다.
보증기간 항목은 브랜드별로 천차만별이다. 쏘나타는 차체 및 일반 부품이 3년 또는 6만㎞,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는 5년 또는 10만㎞의 보증기간을 가졌다.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은 10년 또는 20만㎞. 어코드는 일반 3년/10만㎞, 부품 1년/2만㎞며,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10년/무제한㎞다.
캠리는 보증 항목이 가장 다양하다. 차체와 일반 부품,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는 모두 3년 또는 10만㎞다. 하이브리드 부품은 5년/8만㎞, 하이브리드 제어 모듈은 7년/12만㎞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10년 또는 20㎞ 동안 품질을 보증한다.
⑤ 안전도 평가 및 내구성
안전도 평가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IIHS’의 테스트 결과를 참고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쏘나타는 ‘탑 세이프티 픽(TSP)’을, 어코드와 캠리는 가장 높은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쏘나타도 전반적인 성적은 괜찮았다. 다만 새로 업데이트한 프론트 오버랩 테스트 중 2열 탑승객 머리와 목 부상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어코드와 캠리는 직접적인 충돌과 관련된 항목에선 모두 최고 점수를 얻었다. 어코드는 전방 보행자 충돌 예방 시스템에서, 캠리는 헤드램프 성능 부문에서 두 번째 등급인 ‘A(Acceptable)’을 받은 정도다.
마지막 비교는 내구성 평가다. 내구성은 오랜 기간을 두고 체크해야 하는 만큼 직접적인 테스트는 어려웠다. 그래서 국내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2024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중 ‘품질 평가’ 결과를 참고했다. 품질 평가는 새 차 구입 1년 이내에 평가하는 ‘초기품질’과 구입 후 3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평가하는 ‘내구품질’로 나뉜다.
올해에는 이 두 가지 항목에서 토요타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전부 렉서스. 3위는 초기품질에선 제네시스가, 내구품질에선 볼보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초기품질 5위, 내구품질 7위에 올랐고, 혼다는 산업 평균 점수보다 낮았기 때문에 정확한 순위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AS 만족도’와 ‘판매 서비스 만족도’도 살펴봤다. AS 만족도 1~3위는 볼보와 토요타, 렉서스. 혼다는 4위였으며, 현대차는 12위에 머물렀다. 판매 서비스 만족도에서도 토요타가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5위, 혼다는 이번에도 평균치보다 낮았다. ‘토요타·렉서스는 고장이 안 나서 차를 못 바꾼다’라는 농담이 왜 생겼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들. 각각의 특장점을 다시 정리했다. 우선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국산 브랜드답게 가격적인 메리트가 높았다. 풀 옵션(4,199만 원)으로 구성해도 캠리보다 최소 600만 원 저렴하며, 어코드보다 1,100만 원 이상 싸다. 트림과 옵션 패키지를 잘게 나눠 필요한 항목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하다. 택시 물량을 뺀 지난 11월 국내 쏘나타 판매량은 4,319대. 세단 중에선 1등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노린 결과다.
어코드는 단순히 스펙만으로 비교했을 땐 눈에 확 띄는 요소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뽑은 어코드의 최대 장점은 ‘주행 감각’이다. 구형보다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풀어 승차감을 개선했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작동 방식을 바꿔 이질감 없는 가속을 완성했다. 직관적인 핸들링도 매력적. 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 조건 중 유일하게 주행거리 항목이 무제한인 점도 눈에 띈다.
캠리는 구형보다 확실히 개선한 상품성이 인상적이다. 이전 모델은 통풍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등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이 다수 빠져있었다. 그래서 어코드보단 저렴했으나, 선뜻 고르기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 수준 이상으로 옵션을 가득 채워 돌아왔다. 렉서스에나 들어갈 법한 2열 리클라이닝과 컨트롤러 기능이 대표적이다. 과연 속을 꽉 채운 신형 캠리는 국내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