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창의적 진화,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44(0)7740583906

지난 4월 9일,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테크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하루 전날 출시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핵심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처럼 48V 전압을 쓰고 최소한의 개조를 거쳤지만, 풀 하이브리드처럼 저속에선 전기차로 변신할 수 있다. ‘똑똑한’이라는 부제 붙인 배경이다.

文 金基範編集長(ceo@roadtest.kr)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김기범

모든 진화가 점진적이진 않다. 때론 도약하고 비상한다. 그 결과 기존 질서를 파괴한다. 푸조가 좋은 예다.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MHEV)처럼 48V를 쓴다. 하지만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처럼 전기 모터 단독으로도 주행한다. 그 비결을 설명하기 위해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미디어 대상 그룹 과외를 마련했다.

지난 4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의 카페에서 개최한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테크 아카데미’가 무대였다.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 모듈을 이용해 만든 교보재도 준비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방실 대표는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가 예전보다 관심이 줄어든 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성은 다운사이징, 효율은 업그레이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직렬 3기통 1.2L(1,199㏄) 가솔린 터보 엔진.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23.4㎏·m다. 뿌리는 GM의 8세대 에코텍. 2017년 PSA 그룹이 GM 산하의 오펠을 인수하면서 푸조가 ‘퓨어 테크’로 쓰고 있다. 이번 ‘퓨어 테크’ 엔진은 3세대 째로, 하이브리드와 짝 짓기 위해 철저히 손봤다.

가령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충분한 과급 압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를 달았다. 또한, 압축 행정 때 흡기 밸브를 늦게 닫는 ‘밀러 사이클’로 효율 높이는 한편 터보 엔진의 고질병인 노킹 현상도 줄였다. 그 결과 약해질 수 있는 저회전 토크는 전기 모터로 보완한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서로의 단점은 상쇄하고 장점은 살리는 시너지 효과다.

두 번째 핵심은 앞바퀴 굴림 전용으로 개발한 새 변속기, ‘e-DCS6’. e는 전동화, DC는 듀얼 클러치, S는 클러치 역할의 행성기어, 6은 기어 단수를 뜻한다. e-DCS6은 두 가지 비율의 1차 구동축과 기어 3개를 조합해 총 6단을 구현했다. 덕분에 기존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보다 부품을 35%나 줄일 수 있었다. 덩달아 부피와 무게도 줄였으니 일석삼조다.

한편, DCS6은 변속기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최고출력 15.6㎾(약 21.5마력), 최대토크 5.2㎏·m의 전기 모터와 교류(AC)를 직류(DC)로 바꾸는 인버터(전기변환장치)를 하나의 모듈로 묶었다. 스텔란티스 그룹이 벨기에 소재의 ‘펀치(Punch) 파워트레인’과 함께 개발했고, 프랑스에 설립한 합작법인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 PHEV 버전도 이미 판매 중이다.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은 배터리. 0.89㎾h 리튬이온 48V 수랭식으로, 운전석 바닥에 얹는다. 무게배분 및 실내 공간 확보에 좋고 배선도 줄였다.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00~200V의 전압과 1~2㎾h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반면,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48V로 훨씬 낮은 전압을 쓰면서도 배터리 용량은 비슷한 셈이다.

마일드와 풀 하이브리드의 장점만 추려

푸조가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이룬 기술적 성취는 기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교 시 빛을 발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최소한의 개조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는데 초점 맞춘 기술. 제조사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피할 목적이 크다. 그래서 인증 단계의 수치는 개선하되 소비자의 체감효과는 크지 않았다.

제조사마다 ‘스톱 앤 스타트(Stop & Start)’ 혹은 ‘스톱 앤 고(Stop & Go)’라고 부르던 소위 ‘마이크로 하이브리드’의 진화형에 가까웠다. 특히 스타터 모터 겸 제너레이터의 위치와 역할 때문에 엔진의 개입 없는 전기 모드 단독 주행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성과 사용자 경험 모두 하이브리드란 용어가 주는 기대에 못 미쳤다.

풀 하이브리드는 제한적인 조건에서나마 전기차 경험을 할 수 있다. 연료효율도 확연히 개선했다. 대신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를테면 100~200V의 고전압을 써서 별도 교육 받은 인력과 시설로만 정비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종의 얼개를 그대로 쓸 수도 없다. 전용 설계가 필요하다. 이 같은 특성은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가격)으로 되돌아온다.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마일드와 풀 하이브리드의 교합지점을 절묘하게 파고 들었다. 물론 DCS6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하지만 푸조뿐 아니라 시트로엥, 오펠 등 스텔란티스 그룹 내 여러 브랜드에 쓸 수 있어 덕분에 수익성을 꾀할 수 있다. 마세라티가 갑자기 800V 전기차 플랫폼을 선보인 배경도 여기에 있다. 바로 ‘규모의 경제’다.

지난 4월 8일,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스마트 하이브리드 첫 작품을 선보였다. 주인공은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 총 출력 145마력, 공인연비 복합 15.2㎞/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6g/㎞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감칠맛 나는 핸들링은 변함없다. 트림별 가격은 알뤼르 3,990만 원, GT 4,650만 원. 프랑스보다 20%, 영국보다 30% 저렴하다.

モバイル版終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