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우리만의 색깔 찾고 있죠”, 제네시스 GV70 테크 토크

지난 6월 12일, 제네시스가 경기 광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언론 매체와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제네시스 GV70 테크 토크’를 진행했다. 데뷔 3년 4개월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지난달 판매에 나선 GV70의 개선점에 대해 담당 분야 연구원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고, 언론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직접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글 김기범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자료 제네시스

① “트렁크에 짐 실었을 때 뒤가 잘 안 보여요.”

② “콘솔 단차 때문에 컵 홀더 사용이 불편해요.”

③ “뒤쪽 방향지시등이 너무 밑에 달려 있어요.”

제네시스가 밝힌 기존 GV70 고객들의 대표적인 불만사항이다. 제네시스는 이와 같은 피드백을 GV70 부분변경 모델에 반영했다. 항목별 개선책은 다음과 같다. ① 후방시야 확보를 위해 디지털 센터 미러를 도입했고, ② 실내 디자인을 손질해 콘솔을 평평하게 다듬고, 뒷좌석 컵 홀더엔 플랩 구조를 적용했으며 ③ 방향지시등 위치를 테일램프 속으로 옮겼다.

디자인 다듬고 고급 편의사양 도입

이날 발표는 주행감성과 상품성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승차감과 조종성(R&D), 소음 및 진동(NVH) 연구원들이 참석했다. 발표에 앞서 제네시스 측은 영상물을 통해 GV70의 테마로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되 원할 때 즉각적인 반응으로 신뢰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전반적인 상품 기획과 개발을 담당한 제네시스 프로젝트4팀 최정훈 책임연구원이 GV70 부분변경 모델의 주요 개선 사항에 대해 요약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던 겉모습 디자인은 MLA 헤드램프 등 정교한 새 디테일로 신선한 감각을 불어넣었다. 실내는 기존 타원형 테마를 계승하되 27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랩어라운드 무드 램프 등을 더했다.

또한, GV80, G80와 같은 상위 차종의 고급 편의사양을 공유하는 수평 전개로 품위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 중심의 상품 개발 전략을 통해 고객들의 피드백을 설계에 반영했다. 히든 타입으로 바꾼 기본형의 머플러, 기본으로 적용한 모노블럭 브레이크, 새로 도입한 디지털 키2, 콘솔 UVC 살균, 뒷좌석 터치 타입 도어 핸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각도의 개선 통해 승차감 다듬어

이어서 제네시스 R&H 시험팀 윤진혁 책임연구원은 GV70 부분변경 모델의 승차감 개선을 이룬 핵심 부품 중 하나로 ‘하이드로 부싱’을 꼽았다. 그는 “기존 부싱은 고무의 탄성만으로 충격을 흡수했는데, 하이드로 부싱은 부품 내부의 ‘오리피스(orifice)’라는 관을 통해 흐르는 유체가 충격을 흡수해 충격 감소 효과가 한층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험로 주행 시 발생하는 진동을 40%가량 줄였고, 과속방지턱을 넘은 직후 발생하는 잔진동도 큰 폭으로 줄여 뒷좌석 승차감을 개선했다. 아울러 그는 “운전대 조작이 타이어의 횡력을 일으켜 차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의도대로 움직여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승차감과 조종안정성을 양립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VGR(Variable Gear Ratio,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서스펜션의 스프링과 스태빌라이저 바를 다듬었다. 서스펜션의 전후 스프링 강성을 재조정해 주행 시의 피칭(차체 앞부분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현상)을 줄였으며, 바운스 센터(상하 거동의 중심점)를 이전보다 후방으로 15% 이동시켜 차체 움직임을 더욱 자연스럽게 개선했다.

최신 제어기술로 안정적 거동 확보

한편, 제네시스는 GV80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후 ECS)을 최초로 적용한 이후 차종과 형식에 맞는 로직을 적용하고 있다. GV70 부분변경 모델의 ‘HBC(Highway Body motion Control, 고속도로 차체 거동 제어)’가 좋은 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지도로 노면 정보를 바탕으로 서스펜션을 미리 제어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차량모션제어개발팀의 김형진 책임연구원은 “프리뷰 ECS를 적용한 결과, 과속방지턱을 지나면서 차체에 가해지는 충격과 피치 모션이 줄어들어 탑승자에게 안정적이며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ECS의 최소 반응 시간을 묻자 그는 “센싱엔 0.001초, 솔레노이드 밸브 제어는 0.002초, 실제 움직임에 반영하는 시간은 0.01초”라고 답했다.

HBC는 차체 거동을 세밀하게 조정해 ADAS 기능 사용 시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김형진 책임연구원은 “갑자기 앞에 끼어든 차량과의 거리 확보를 위해 HDA가 탑재된 차량이 급하게 제동할 때, 프리뷰 ECS가 이를 감지한 후 전·후륜의 감쇠력 제어로 차체의 상하 움직임과 피치 모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불안함을 줄여 주행안정감을 높인다.

스스로 노면 파악해 주행모드 바꿔

‘오토 터레인 모드’에 대한 설명은 차량제어기술개발팀 위경수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노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최적의 구동 성능을 발휘하는 기술이다. GV70은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기반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에 학습한 휠 구동 속도와 종가속도, 엔진회전수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노면 상태를 판단한다.

오토 터레인 모드는 여기서 산출한 결과에 따라 스스로 일반 도로, 눈길(Snow), 진흙길(Mud), 모래길(Sand)를 구분한다. 각 모드에 따라 AWD 시스템과 ESC(차체자세 제어장치), E-LSD(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 등을 최적의 상태로 구동시킨다. 노면이 바뀌었을 때 약 10초 정도 이내에 파악하는데, 자체 시험 결과 판단 정확도가 99%에 달한다.

위경수 책임연구원은 “코블스톤과 자갈길도 구분 가능한데, 이 외에도 실제 주행 중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노면에 대처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날씨나 기온 등의 실시간 데이터를 연계해 더욱 안정적인 구동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더욱 고도화와 지능화를 거칠 ‘오토 터레인 모드’는 무선 업데이트로 먼저 구매한 고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제네시스는 해당 기능에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주행 시의 노면 경사를 판단하는 ‘DBC(Downhill Brake Control)’ 로직을 결합시켜 내리막 주행에서의 주행안정성도 보강했다. 예를 들어 내리막길의 노면이 진흙길이라고 판단하면 자동으로 주행 모드를 ‘Mud’로 변경하고, 주행 중 정상 노면으로 바뀌어도 안전을 위해 주행 모드를 유지한다.

횡풍으로 인한 과조향도 적극대응

GV70 부분변경 모델은 ‘횡풍 안정성 제어’도 갖췄다.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과 ESC로 제어하는 바퀴별 편제동 기능을 연동한 기술이다.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 휠 속도 센서 등이 차량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향 보정 및 편제동이 필요한 수준의 횡풍인지 판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운전자 조작 반응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조향과 제동을 제어한다.

차량모션제어개발팀 현민제 책임연구원은 “시속 70㎞ 이상으로 주행 중 0.3g 이하의 횡중력이 가해지는 직진 조건에서만 작동하며 폭풍주의보 및 폭풍경보에 해당하는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분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 차체를 제어한다. LFA(Lane Following Assist)와 같은 조향 보조 제어 기능의 활성화 시엔 작동을 제한해 불필요한 개입을 막았다.

현민제 책임연구원은 “횡풍에 놀란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스티어링을 과하게 조작해 위험에 빠질 개연성을 막고, 차량 흔들림을 큰 폭으로 줄여 주행 안정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향후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활용해 뒤따라오는 차량들에 횡풍 주의 경고를 전달하거나,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연동해 승차감까지 개선하는 연계 기능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소극적 대책으로 소음 줄여

NVH 개발 전반을 담당한 제네시스 소음진동 시험팀의 김태환 책임연구원은 탑승자에게 소음과 진동을 안겨주는 세 가지 주요 요소를 중심으로 GV70 부분변경 모델의 NVH 개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노면 소음을 줄이기 위해 21인치 휠에 4개의 공명관을 삽입하고, 테일 게이트에 다이내믹 댐퍼를 더해 저주파 실내 소음과 부임음을 줄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한 ‘ANC-R(Active Noise Control-Road)’도 더했다. 차체의 가속도계와 실내 헤드라이닝의 마이크 8개가 차량 실내로 들이치는 노면 소음을 인식하면, 제어기의 알고리즘 연산을 통해 반대 위상 음파를 생성하고 이를 총 4개의 스피커로 출력해 소음을 상쇄한다. 그 결과 500㎐ 이하의 저역대 노면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눌렀다.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모델은 테일 게이트의 뒷유리를 제외한 모든 도어와 필러 사이엔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끼워 풍절음을 막았다. 유리 2장 사이에 차음 필름을 삽입해 소음 차단 효과를 극대화한 부품이다. 또한, 차체와 도어 패널 사이를 메우는 웨더스트립을 3중으로 설계해 밀폐 성능은 물론 도어와 차체 사이로 들이치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주행감각 뽐내

한편, 귓가에 예민하게 들릴 수 있는 고주파 소음에 대해 김태환 책임연구원은 “실내로 유입되는 고주파 소음은 대부분 ‘공기전달음(Air-borne Noise)’이다. 따라서 고주파 대역의 차음 성능을 강화하려면 차체의 투과 성능을 보강하고 실내와 외부를 연결하는 경로 자체를 늘리거나, 해당 경로에 흡음재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모델은 바닥의 센터터널 패드 면적을 넓혀 플로어 카펫 부위에 2중 흡·차음 구조를 구현했다. 나아가 엔진 소음을 틀어막기 위해 격벽 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또한, 뒤 도어 개구부 주위에는 흡·차음재를 대폭 추가해 차체를 거쳐 유입되거나 하부에서 들려오는 소음 등의 유입을 개선할 수 있었다.

제네시스는 NVH 개선을 통한 고급스러운 주행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스티어링 휠이 대표적이다. 운전자가 손으로 거머쥐었을 때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중량과 강성을 높였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다이내믹 댐퍼 사이즈를 50% 이상 키워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을 더 많이 흡수한다.

8단 자동변속기도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구동 및 변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줄였다. 변속기에 새롭게 더한 회전식 진동 흡수 장치 ‘CPA(Centrifugal Pendulum Absorber)’가 좋은 예다. 엔진이 회전하며 일으키는 비틀림 진동(Torsional Vibration)과 반대 방향으로 진동을 가해 한결 정숙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구현했다.

모든 발표가 끝난 뒤 “제네시스 주행감각의 특징은 무엇인지” 물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직스러운 승차감과 즉각적이면서 신뢰를 주는 조종안정성입니다. 경쟁 브랜드 중엔 눈을 감고 타고 알 수 있을 만큼 뚜렷한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내부적으로도 제네시스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죠.” 윤진혁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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